칠거지악 삼불거, 칠거지악이란? 조선 시대 이혼 사유 7가지
우리나라 역사 속에는 지금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여러 제도가 존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여성의 삶을 강하게 구속했던 대표적인 법이 바로 칠거지악(七去之惡)입니다.
칠거지악은 조선 시대 유교 사상에서 비롯된 제도로 남편이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 이유를 의미합니다. 현재의 법과 상식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지만 당시에는 엄격한 가족제도와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다면 칠거지악이란 무엇이며 조선 시대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그리고 이 제도가 폐지된 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요?
칠거지악이란-조선 시대 이혼 사유 7가지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 잘못'이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 법제인 『대명률(大明律)』에 근거하여 운영되었습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아내가 다음 7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1️⃣ 시부모를 잘 섬기지 못하는 경우
- 유교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효였습니다. 따라서 아내가 시부모를 제대로 봉양하지 않으면 이혼 사유가 되었습니다.
2️⃣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경우
- 당시에는 가문을 잇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에,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성을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3️⃣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 아내가 간통을 하거나 정절을 지키지 않으면 가문의 혈통이 흐려진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이혼 사유가 되었습니다.
4️⃣ 질투하는 경우
- 조선 시대에는 일부다처제가 아닌 일부일처제였지만, 첩을 두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아내가 남편의 첩을 질투하는 것은 가정 불화를 일으킨다고 보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습니다.
5️⃣ 나병(한센병)이나 간질 등의 유전병이 있는 경우
- 질병이 가문의 번영을 해친다고 여겨져 이혼 사유가 되었습니다.
6️⃣ 말이 많은 경우
- 아내가 남편이나 시집 식구들에게 말대꾸를 하거나, 집안의 비밀을 외부에 발설하는 것은 문제로 간주되었습니다.
7️⃣ 도둑질을 하는 경우
- 남편의 재산을 훔치거나 타인의 물건을 훔친 경우에도 이혼이 가능했습니다.
이 중 3번(부정한 행위)과 7번(도둑질)은 당시에도 일반적인 범죄 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항목들은 철저히 유교적 기반한 기준이었습니다.
삼불거
칠거지악에 해당하면 무조건 이혼을 해야 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삼불거(三不去)'라는 원칙도 함께 존재했습니다.
아내가 칠거지악에 해당하더라도 다음 세 가지 경우에는 이혼할 수 없었습니다.
✔ 부모에게 효도한 경우
✔ 남편 집에서 3년 이상 함께 살아온 경우
✔ 남편이 가난할 때 결혼하여 함께 고생한 경우
즉, 아내가 시부모를 성심껏 모셨거나 오랫동안 가정을 위해 헌신했거나 남편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냈다면 내쫓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아내를 최소한의 수준에서 보호하는 장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칠거지악의 변화-폐지까지의 과정
칠거지악은 조선 후기로 가면서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 조선 후기(19세기) – 일부 조항 삭제
조선 말기에 만들어진 최후의 법전인 『형법대전』에서는 ‘무자(無子, 아들을 낳지 못함)’와 ‘질투’ 조항을 삭제하고 ‘오거(五去)’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는 시대가 변화하며 여성의 역할과 가정의 개념이 변했음을 보여줍니다.
🔹 대한제국 시기(1908년) – 공식 폐지
1908년 『형법대전』 개정으로 오거마저도 폐지되었습니다.
🔹 대한민국 – 남녀평등 법제 도입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 남녀평등을 보장하는 헌법과 가족법이 제정되면서 칠거지악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칠거지악은 조선 시대 여성의 삶을 옥죄었던 대표적인 유교적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의 권리는 점차 확대되었고 결국 현대 사회에서는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과거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성평등 문제와 가정 내 역할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칠거지악이라는 화거의 법을 단순히 옛날이야기로 넘기지 말고 이를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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